제  60장. 그가 지키는 것


Episode1

[지원군의 등장으로 인해서아가스티아에서의 전투는
혼란한 양상을 띄게 되었다.]

모니카

진격! 제국병들을 쫓아라!
타워까지 가는 길은 우리들이 사수한다! 좌우로 산개해!
인정 사정 볼 것 없이. 쏘고 쏘고 또 쏴 버려라!

질서의 기공단원 일동

넷!!

모니카

아 참, 단, 민간인이 다치는 일은 없도록 해라.
귀관들도 물론 그건 알고 있겠지?

용병1

물론이다!
군대가 거리를 짓뭉개는 끔찍한 짓은

우리도 당해서 아주 잘 알고 있으니까!
가자고 이놈들아! 방해 되는 군대는 전부 쓰러뜨린다!

용병2

오오!

제국병1

크윽, 젠장.
이래갖곤 더이상 침입자를 상대하는 수준이 아니라고!

제국병2

작전을 바꾸고 태세를 정비할 필요가 있겠어.
전원 후퇴! 이 구역은 포기하고 집합 장소에서 대기한다!

제국병들

예!


[로키는 그런 혼란에 뒤덮인 거리를
타워 안에서 공허하게 내려다 보고 있었다.]


로키

예상한 대로 제도는 이제 완전히 혼란 상태야.
하늘의 백성들끼리 서로 치고 받고 싸운다는건
참으로 우습기 짝이 없어.. 정말 웃음밖에 안 나와.

펜릴

그런 지루해보이기 짝이 없는 표정으로 잘도 그런 말이 나오네.

로키

지루해보인다고? 내가?

펜릴

그래. 엄청나게 재미 없어 보인다고.

로키

그런가.. 그렇다면 역시 나는 아직 만족하지 못한 것 같군.

펜릴

있잖아.. 

너 예전에 [하늘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고 싶다]라고 했던 거 기억하지?

그거.. 진심으로 한 말이야?

로키

글쎄 과연 어떨까? 잘 모르겠구만.
혹시 어쩌면 전부 어찌 되든 상관 없을지도 모르고.

펜릴

 ........

로키

그래. 그 무렵부터 쭉 그래.. 

뭘 하더라도 예전같이 재미있지가 않아서
도대체 왜 그럴까? 하고 생각을 해보면 항상 같은 결론에 도달해

그치만 그거야 말로 아카샤를 쓰지 않으면어찌할 방도가 없어서.. 

..그래, 차라리 써버리는게 나았을까?
그걸로 결과가 어찌 되건간에 모두 사라져 버리는 거라면.. 

지금 이따위 생각도 하지 않고 아무 것도 모른채 편했을텐데.. 

정말 바보같지?


펜릴

로키..

로키

어째서야.. 형.. 어째서..

펜릴

 ........

[광기 어린 웃음 뒤에 감추었던 오열 소리가
조용히 방 안에 울려퍼진다.
그 와중에 그의 권속인 성정수는 그저 조용히
주인의 울음소리를 들을 뿐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Episode2

[단장 일행은 동료들의 도움을 얻어 타워를 향해서 나아간다.]

질서의 기공단원

만물상 선생님.
저쪽편 길목 탐색을 끝마쳤습니다. 역시 제국군은 이 근방을
포기하고 거점으로 후퇴한 것 같습니다.

셰로카르테

그렇군요~ 수고하셨습니다

자 그렇다면 어떻게 하는게 좋을까요~?

모니카

부대의 재정비를 우선 했는가..
그렇다면 다음은 요격 작전을 도모하기 위해
아군의 전력을 가늠 해보러 오겠지.
전원, 척후병을 발견할 경우 반드시 생포해라!
만일 놓쳤을 경우에도 보고를 게을리 하지 말도록!

질서의 기공단원들

옛!

이야.. 이거 엄청난데.. 이 근처 제국군들이
한방에 정리 돼 버렸어!

카타리나

자진해서 물러난 쪽도 많은 것 같지만
그래도 이정도의 전력과 지휘가 있었기 때문이겠지..

라캄

그렇담 이젠 앞으로 직진하는 것만 남았구만!
한번에 타워까지 파고 든다!


[모니카 일행의 도움을 받은 일행은 드디어 타워의 입구까지 도달했다.]


리샤

이것이.. 타워..

이오

가까이서 올려다 보려면 뒤로 자빠져 넘어질 정도의 높이야..

루리아

이 안에서 확실히 성정수의 기운이 느껴져요.

오르키스

응..나도 뭔가가 있단 건 확실하다고 생각해..

흑기사

이것은 성정수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이용한 리액터인가..
아니면 역사를 다시 쓰는 성정수 아카샤 그 자체인가..

로제타

단순히 그것 뿐만이 아닐지도 몰라.
이 곳은 적의 본거지인걸.

라캄

그치만, 여기까지 왔다. 다시 돌아갈 수는 없어!
기합 단단히 넣어 그랑!


Episode3


프리시아

후후.. 훌륭해...


[어두운 방 안에서 프리시아가 

은은하게 빛을 발하는 힘의 잔재를 보며 만족스럽게 웃는다.

그리고 그 프리시아의 발 아래엔 괴로운 듯 신음하는퓨리어스의 모습이 있었다.]


퓨리어스

허억..허억..  제, 젠장. 웃기지마. 이건 말도 안 된다고!

프리시아

무슨 말씀이시죠? 퓨리어스 소장.

퓨리어스

너 이자식.. 뭐야, 그 힘.. 뭐냐고 그거!

프리시아

그걸 당신이 알 필요는 없습니다.
알 자격도 없는 사람에게 알려줘봤자 아무 의미도 없는걸요.

퓨리어스

젠장.! 나에게도 조금만 더 힘이 있다면..!
너 따위는.. 너 따위느은!!

프리시아

..........


[냉랭하게 퓨리어스를 내려다 보던 프리시아는
돌연 퓨리아스의 머리를 쥐어잡았다.]


퓨리어스

으윽!?

프리시아

힘이 필요하십니까?

퓨리어스

무, 무슨 개수작이야.

프리시아

힘이 필요하신 거라면 이런 것 쯤은 얼마든지 드릴 수 있습니다

퓨리어스

뭐라고..?

프리시아

진심으로 이딴걸 바라는 거라면 원 없이 드리겠습니다.

문자 그대로 당신의 그릇을 깨부수고 넘쳐 흐를 정도로 원대한 힘을..!

퓨리어스

히익?


[그 무렵, 싸움의 혼란함이 극에 달한 아가스티아에서는
주민들이 불안한 기색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


제국주민1

왠지 엄청난 일이 되어 버렸는데 이 거리는 정말 괜찮을까요..

폰메른

거, 걱정하실 것 없습니다요오!
중장님과 소장님께서 저런 놈들 따위는 순식간에..

제국주민1

그, 그렇죠.. 에르스테 군에는
강한 분들이 잔뜩 계신 것 같으니
분명 이 거리도 금방 평화롭게.. (풀썩)

폰메른

뭣!? 어떻게 된 겁니까아!? 정신 차리세요오!!


[폰메른이 쓰러진 주민에게 달려가보니
숨은 붙어있지만 가늘었고, 고통스러운 모습으로 눈을 감고 있었다.]


폰메른

이건...

제국주민2

조, 조금 전부터 몸 상태가 안 좋다고 했어요.
제가 금방 의사를 불러오겠습니다!

...우왓!?

폰메른

괘, 괜찮으십니까아?

제국주민2

아야야.. 아뇨, 뭔가 이상하게 다리가 꼬여버려서..
게다가 뭔가.. 나까지 이상한 기분이..

폰메론

...!


[하나 둘 거리의 주민들이 이상 행태를 보여가는 가운데
폰메른의 마음 속에서 한가지 확신이 생겨났다.
그리고 그 확신은 마침내 폰메른을 움직여 크게 전황을 뒤흔들어 놓는다.]


[단장 일행은 마침내 리액터가 설치 되어 있는 타워의 입구까지 다다랐다.
허나 지원군의 힘을 받아 불타오르던 기세는 입구까지 오자 사그라들었다.]


모니카

역시 타워의 입구는 열릴 것 같지 않네..

오이겐

정직하게 대문으로 들어갈 수 있을 거라곤 생각 안했지만..
이건 뒷통수를 세게 얻어맏은 기분이구만.


[그렇게 말하며 오이겐은 우뚝 솟은 타워의 문을 두드렸다.
그 것은 말 그대로 성문이라고 부를만한 크기를 자랑하고 있어
일행의 앞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었다.]


라캄

쳇.. 총 두 세발 쏘는 정도론 꿈쩍도 않는구만.

흑기사

정직하게 부숴 나가서는 끝이 없겠는데.
좀 더 강한 일격이 필요한 건가..

루리아

그, 그렇다면 제가 성정수를..

카타리나

기다려. 이 거리엔 민간인들도 살고 있잖아.
성정수의 일격은 지나치게 강력해서 거리에까지 피해가 미칠 수 있어.

모니카

제국과의 결전을 대비해서 사람은 모아 왔지만 

공성에 대한 대비는 턱없이 부족해.

셰로카르테

점포쪽에 재고가 있습니다만, 지금부터 가지러 간다 해도
시간이 너무 늦어버리는걸요~

모니카

어쩔 수 없어. 일단은 착실하게 격파해 나갈 방법을 찾고
셰로는 공성 무기의 수배를..

자카대공

아니, 이미 시간적 여유가 없을 것 같구나..

모니카

무슨 뜻이지?

자카대공

기공사와 군인들 사이에서 정체 모를 이상증세를 보이는
녀석들이 나오고 있다. 그리고 이건 직감이다만, 아까전부터 제도의 공기가
변한 듯한 느낌이 든다. 어쩌면 이미 일은 벌어지고 있는 것일지도 모르지.

흑기사

그 여자가 리액터를 발동했단 건가..?

오이겐

아니, 근데 만약 정말로 리액터의 영향이라면
단순히 이상증세로는 끝나지 않을텐데?

로제타

아직 시운전으로 출력을 제한 하고 있을 가능성도 있어.
어찌 되었건 더이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건 변함 없어.

[일행은 앞을 막아선 거대한 장애물을 별다른 대책없이 그저
올려다 볼 수밖에 없었다. 그러던중 돌연 거대한 소리가 주위에 울려퍼지며
지면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했다.]


라캄

뭐, 뭐야?

카타리나

저것 봐! 타워의 문이..!


[카타리나가 가리킨 곳에선 타워의 거대한 문이 둔탁한 소리를 울리며
천천히 열리고 있었다.]


폰메른

 .......

카타리나

 .......

폰메른

뭘 꾸물대고 있는 겁니까아.. 시간이 없는 거 아닙니까아?
어서 가십시오!

카타리나

포, 폰메른!? 그대가 문을 열어 준건가!?

폰메른

달리 누가 열 수 있다는 겁니까아! 타워의 정문은
내부의 조작이 없으면 절대 열리지 않습니다아아!
별도의 문으로 타워 내부에 진입할 수 있는 건 일정 계급 이상의
군인이나 정부 관계자로 한정 되어 있어요오.

라캄

그, 그건 알겠는데.. 어째서 네가..?

폰메른

이래 저래 시끄러운 놈들이네요오!
왜냐고 묻는다면 그건..
당연히 이 몸이.. 

..긍지 높은 에르스테의 군인이기 때문이잖습니까!

이오

그, 그럼..!

폰메른

우리의 사명은 에르스테의 백성들을 지키는 것이니까요오..
이미 거리의 주민들 중에서도 이상 증세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나오기
시작했어요오.. 이건 아마도 재상님이 발동한 장치의 영향이겠죠오?

로제타

자세한건 우리도 모르지만..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폰메른

그렇다면 얼른 그 장치인지 뭔지를 부수고 와주세요오!
이 몸은 이 거리의 주민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안되니까요오..
한시라도 어서 장치를 부수고 거리를 원래대로 되돌리는 거에요오!

오이겐

헹, 우리들은 애초에 그럴 생각이었단 말이지

리샤

그래도,  말 그대로 앞 길이 열렸습니다!

이오

저, 저기.. 그러니까.. 고마워 수염 군인아저씨.

폰메른

당신들에게 감사를 들을 이유는 없습니다아..
됐으니깐 어서 가세요오


[폰메른의 말에 그랑일행은 서둘러서 타워 안으로 들어갔다.
타워에 발을 내디딘 일행의 뒤로 폰메른의 무뚝뚝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폰메른

그래 그렇지 그쪽의 꼬맹이에게 한가지
말 해야 하는 걸 잊어버렸군요오

이오

 ...?


폰메른

나의 이름은 [폰메른] 이에요오
확실히 기억 해두세요오!

이오

후후 알겠어! 그럼 나중에 보자 제국의 군인 폰메른씨!


[그렇게 인사를 마치고 일행은 타워의 내부를 단숨에 달려 나가기 시작했다.
그 뒤에서 폰메른은 '이런 이런' 하며 자신의 수염을 만졌다.]


Episode3


[폰메른의 도움으로 타워 내부로 진입한 그랑 일행.
그러나 리액터의 위치에 대한 정보는
'타워의 내부에 있다'는 것 정도밖에 없어 일행은 주위를 탐색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흑기사

단순히 타워의 내부라 해도 꽤 넓으니까.. 나뉘어서 찾을까

오르키스

 ...!

루리아

이건..!

카타리나

왜 그래? 루리아

루리아

힘의 기운이 느껴져요. 그것도 매우 강력한...

리샤

그럼, 그곳에 성정수 '데우스 엑스 마키나'나 '아카샤'가..

오르키스

어느 쪽도 아냐.. 애초에 이거.. 성정수가 아냐.

리샤

성정수가 아니라고..?

루리아

이것은 아마도.. 마정의 기운이에요!

오르키스

기운.. 움직이고 있어..?

흑기사

'움직인다'라는 것은 리액터가 아니라 마정을 사용한 누군가가..

루리아

크, 큰일이이에요! 엄청난 속도로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카타리나

뭐라고..!


[주위를 살피는 일행의 귀에 시끄러운 발소리가 울려퍼진다.
그리고 나타난 것은 네개의 발로 움직이는 거대한 흰 갑옷이였다.]


퓨리어스

 .......

흑기사

퓨리어스? 그런가. 너는 이곳에서 타워의 수비를..

퓨리어스

.......

리샤

기다려요. 뭔가 상태가 이상해요.

라캄

상태가 이상하다니.. 저녀석은 애초에 살짝 맛이간 녀석이었잖아?

리샤

그렇다고 쳐도 뭔가..

퓨리어스

읏!! 아아아아아아아아악!!!!!

뭐, 뭐야?! 저 녀석 뜬금 없이 날뛰기 시작했어!

루리아

이 느낌.. 그 때의?
루마시 군도에서 느꼈던 것과 같은 힘이에요!

로제타

루마시에서.. 그렇다는건..

흑기사

[유그드라실 마리스]인가..
아무래도 그 여자는 드디어 부하를 무기로밖에 안 보는 것 같다.

로제타

마정으로 과도한 힘을 주입시켰다는 건가? 그치만 그렇게 되면..

루리아

네.. 그래서 굉장히 괴로워 보여서 지금이라도 쓰러질 것 같이
되어 버렸어요..

라캄

이봐 이봐, 웃기지 말라고.

뭘 어떻게 생각해야 자기 부하한테 저런 짓을 할 생각을..

카타리나

알 수 없지.. 하지만 지금은 무엇 보다 저 녀석을
쓰러 뜨리는게 급선무다. 이대로는 우리도 폭주에 휘말릴 수 있으니까..
단숨에 처리한다!


---

퓨리어스

크핫.. 크우.. 하아.. 케학!

비이

이, 이봐! 너..!

리샤

괜찮습니다. 맥박도 뛰고 있고 특별히 눈에 띄는 외상도 없어요.

카타리나

일단은 최악의 상황은 모면한 것 같군.

오이겐

그나저나, 이 녀석을 봐서는 재상님도 슬슬 앞 뒤 가리지 않는 것 같은데..

이오

이 사람은 쭉 우리들의 적이었지만.. 그래도 이건 좀 불쌍해..

로제타

그 재상님은 매정함이 좀 더 강해져서 돌아온 것 같은데.

라캄

자기 나라의 국민 100만명을 희생시킨 녀석이야..
인정이라고는 기대할 수 없을 것 같구만.

루리아

가요 그랑. 이대로 두면 이것 보다 더 끔찍한 일이
일어날지도 몰라요. 그것 만큼은 우리가 무조건 막아야 해요.
우리의 힘으로..!


[강적의 말로를 보며 일행은 다시 한번 싸움에 결의를 표했다.
퓨리어스를 안전한 곳에 눕혀둔 일행은 프리시아를 멈추기 위해
타워 내부를 달려 나갔다.. 그 앞길에는 한층 더 강력해진 광기와 철벽을
자랑하는 각오가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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